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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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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음반

LP 포럼 시리즈

 과연 한국 대중음악사를 진정으로 빛낸 뮤지션들은 누구이고, 음반들은 어떤것일까?  우리는 여태까지 'Rolling Stone 선정 100대 명반', 'VOX 선정 올해의 음반 100선' 등은 보아왔지만  국내 음악 매체에서 이러한 것을 심도있게 다룬 것을 본 기억은 없다. 국내 대중음악사에서는 명반으로 선정할만한 단 100장의 음반도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선정 경위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면서) 소신있게 음반을 선정할 만한 자신이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러한 관심조차 없다는 것인지가 궁금했다...... (월간 SUB 1998년 12월호에서 발췌)

* 음반 선정 방법

1. 먼저 선정 위원들에게 100매 이내의 음반 선정을 위촉하였다.
2. 시대/장르는 불문하고,  한 뮤지션에 대해서 복수로 음반 선정을 가능하게 하였다.
3. 반드시 음반 선정시 순위를 매겨달라고 하였다.

* 순위 집계 방법

1. 21명에게서 가장 많이 선정된 음반에 먼저 순위를 매겼다.
2. 선정된 음반 횟수가 같으면  개인 순위의 합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게 순위를 매겼다.
3. 다음 '100대 명반' 순위 옆의 ( )안의 숫자는 선정 위원들에게 지목받은 횟수를 의미한다.  전체 1위인 들국화 1집의 경우는 선정 위원 전부에게서 선정이 되었다.

* 선정 위원(가나다 순임/총 21명)

고희정(서울스튜디오 마스터링엔지니어), 곽택근(신나라 레코드 영업부 대리), 김기정(펌프), 김민규(서브기자), 김영대(나우누리 뮤즈), 김종휘(팬진공편집인, 인디음반 제작실장), 류상기(다음기획 제작/기획부장), 박민희(한겨레신문 문화부기자), 박상완(기독교방송 PD), 박준흠(서브 편집장), 신승렬(나우누리 뮤즈), 신현준(대중음악평론가), 유현숙(논픽션작가), 이창기(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 조경서(경기방송 PD), 조성희(서브기자), 조원희(카사브랑카, 슈거케인), 진용주(우리교육기자), 최순식(하나뮤직 기획/홍보실장), 한유선(자유기고자),  황정(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

 

 

 1. 들국화 <1집> 1985 / 서라벌레코드

전인권(v,g), 최성원(v,g,b,key), 조덕환(g,v), 허성욱(key),   세션 : 최구희(g), 주찬권(d), 이원재(clarinet)

  결코 짧지 않은 대중음악사에 있어서 한 장의 음반만을 고른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더구나 언제나 역사적으로 현실보다 과대포장되어 온 것이 과거이고 보면 그러한 거품을 걷어내고 결과물 자체를 냉정하게 응시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80년대 경제적인 여유 속에 도사리고 있던 교묘한 통제에 끊임없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저항하던 당시의 젊은이들에 대한 회상이 단지 통기타, 청바지 그리고 생맥주로 그쳐진다면, 그리고 80년대라는 시간의 개념을 넘어서 의미를 갖는 명제가 한낮 운동권의 회상으로만 그친다면 그 시기에 모습을 드러낸 네 명의 젊은이들의 이 역사적인 첫 발디딤은 추억으로만 남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네 가지 독자적인 아이덴티티의 조합으로부터 파생된 들국화라는 이름의 록밴드가, 그리고 그들이 내지른 첫 번째 외침이 갖는 의미는 우리에게 있어서, 아니 적어도 대중음악에 있어서만은 적지 않은 것이었다. 호황과 그 뒤에 얼굴을 숨긴 제도권의 입김으로 인하여 더 이상의 시도를 포기한 채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던 가요계와 자신의 틀에만 안주하고자 하는 록과 모던 포크 등 대학 중심의 음악들은 위와 밑으로 나뉘어 더 이상 공유점을 찾지 못하고 방황할 때, 들국화가 던진 정사각형의 출사표는 긴 동면에 접어든 듯한 대중음악을 비로소 깨우게 된다. 들국화의 데뷔앨범은 각자 역량을 충분히 갖춘 네 명의 싱어송라이터들이 '음악이란 현장에서 자신의 힘으로 하는 것'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명제를 이 땅의 음악인들과 청중들의 뇌리 속에 각인 시킨 작품이다. <그것만이 내세상>에서의 전인권의 절규와 <매일 그대와>에서 보여준 최성원의 감성어린 목소리, 허성욱의 절제된 건반,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서 나타난 조덕환의 곡 쓰기, 그리고 최구희, 주찬권, 이원재 등의 당시 최고의 세션들 등. 이 모든 것들은 얼마나 이 음반이 철저한 싱어송라이터의 감각과 역량으로 라이브를 위한, 라이브의 감성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가늠케 해준다. ( -- 하략 -- ) (황정)

 

2. 산울림<1집> 1977 / 서라벌레코드

 김창완(g, v), 김창훈(b, v), 김창익(d), 세션 : 김난숙(key)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등등 모든 면에서 진정 "뛰어나다"라는 감정서를 붙여도 손색이 없는 시대의 명작이다. 당시에는 들을 수 없었던 최신조류의 팝/록 음악들이 가요에 접목되어 선보여졌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뛰어난 음반이다. 이 앨범이 다른 록 명반들과 그 의미를 달리 하는 것은 자극히 '음악적'인 면에서 훌륭했다는 점이다. 극단적으로 사회참여적이지 않았고, 가사에 과장된 시적 은유를 표현하려고 않았으며 자신의 음악에 과장된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는 더더군다나 하지 않았다. 이들 형제들은 솔직하지만 간결하고 아름다운 노랫말로 자신들의 순순한 음악적 열정을 가사로 표현하는 동시에 새로운 장르에 대한 탐구와 실험에 입각한 수준 높은 연주력을 한 장의 음반에 담아 내었다.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늦어진 것은 그들의 음악에 숨겨져 있는 음악적인 뛰어남을 이해하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유치한 듯한 노랫말에 숨겨진 독특한 코드전개와 연주스타일은 언뜻 지나치기 쉽지만 분명 음악적으로는 높게 평가될만한 것이었다. 선구자적인 측면으로나 여러 음악적인 천재성에서 보아도 이를 능가하는 다른 앨범을 찾기 힘든, 명반 중의 명반이다.(김영대)

 

3. 어떤날<1960 1965> 1986 / 서울음반

 조동익(b, key, pcd, v), 이병우(g, pcc, v). 세션 : 오세숙(flute), 이관형(key), 안기승(d), 조동진(prog)

 어떤날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전대미문의 듀오였다. 소박한 감수성으로 록과 포크 그리고 퓨전 재즈를 지향했던 그들은 번뜩이는 자신들의 천재적인 재능을 과시하지 않으면서 조용하게 데뷔 음반을 완성했다. 음반적인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조동익의 형이자 70년대 모던 포크의 독자적인 한 지류인 조동진과 80년대 전문 세션을 개척한 포크 록 그룹 따로 또 같이의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2집에서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팻 메시니의 영향이 드러난다.), 같은 해에 실질적인 데뷔 음반을 발표한 시인과 촌장과 같이 완벽한 자신들의 스타일을 형성한 뮤지션들이다. 데뷔 전 해인 85년에 진정한 의미의 신인 발굴 컴필레이션 음반인 우리 노래 전시회 1에<너무 아쉬워 하지마.>를, 들국화 데뷔 음반에 이병우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을 수록함으로써 대중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 그들은 80년대 중반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 기를 연 일군의 뮤지션들(따로 또 같이, 들국화, 시인과 촌장 등) 중에서 막내 격이었다. 비록 80년대에 노래를 하였던 그들이지만 통시적인 감성으로 어는 시대의 여린 젊은 가슴일지라도 울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어떤날의 노래들은 부드러우면서도 전율적이다. 그리고 노래들은 바로 <하늘>, <그날> 등이다.(박준홈)

 

 4. 델리스파이스<1960 1965> 1986 / 서울음반

 조동익(b, key, pcd, v), 이병우(g, pcc, v). 세션 : 오세숙(flute), 이관형(key), 안기승(d), 조동진(prog)

 "반항이다! 아니다!"의 '뻣뻣한 록 담론'으로부터 도망하고 싶어하는 모든 모던로커들의 고민대로 그들은 자신의 음악을 '그냥 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자신들의 주장'은 어떻게 보면 아직 듣지 못한 이들에게 '선입견'을 만들어주는 위험한 행동이지만, 너무나도 이 앨범과 잘 어울리는 주장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이디엄으로부터 몇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그들의 음악관은 당연한 것이고, 또한 그러한 주장에 어울리는 트랙들을 선보이고 있는 점이 바로 그 증거물이 된다.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중요한 트랙중의 하나인 <챠우챠우>만으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높이 평가될 수 있다. '연주력과 과시'도, '상업적인 안배에 의한 곡 구성'도 없는 이러한 앨범이 그렇게도 대중친화적인 용어인 팝'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승리'이다. '통신상의 공간'으로부터 출발했다는 꼬리표를 항상 달고 다니는 그들이지만 앨범의 완성도는 어쩌면 경멸적이거나 핸디캡일 지도 모르는 그런 꼬리표를 어는 곳에 달아야 할 지 궁금하게 만들어버린다.(조원희)

 

 5. 시인과촌장<푸른 돛> 1986 / 서라벌레코드

 하덕규(v, g, har), 함춘호(g), 세션 : 이병우(g), 조동익(b), 한송연(key), 김영석(d), 이원재(clarinet)

  여린 듯하지만 날카로운 비수를 폐부를 깊숙히 감춘 시인과 촌장(市人과 村長)의 목소리는 들국화와는 다른 방법론으로 자신의 감성을 표출한 80년대 젊음의 뒤틀린 희망가였다. 시인과 촌장은 조동진을 수장으로 하는 70년대 모던 포크의 맥과 닿아 있지만 하덕규 특유의 동화적 상상력(손수 그린 파스텔화 앨범 재킷과 <얼음 무지개> 같은 곡에서 잘 드러나는)과 세상에 대한 치열한 시각(<매>, <비둘기 안녕>), 그리고 함춘호의 전통적이지 않은 기타 플레이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시각의 포크 듀오의 이미지에서 멀리 벗어나 있던 아들이었다(이 시절 누가 <고양이>와 같은 곡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이미 푸른돛 이전<내고향 동해바다>, <재회> ,(남궁옥분이 불렀던  그 곡> 등이 실린 앨범을 발표했던 하덕규는 함춘호와 짝을 이룬 이 앨범에서 '아무래도 친구 푸른 돛을 올려야 할까봐, (<푸른돛>)'라고 나즈막히 얘기하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풍경>)'을 희망했다. 따스한 감성의 <사랑일기>와 우리노래 전시회 1에 실렸던 <비둘기에게>가 주로 알려졌지만 지독한 연가<진달래>와 자아에 대한 이중적 태도가 담긴 <떠나가지마 비둘기>, <비둘기 안녕>등의 여운은 당시의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감을 부여했다.(김민규)

 

 6. 어떤날 <2집> 1989 / 서울음반

 조동익(b, key, pcc, v), 이병우(g, key, v), 세션 : 김효국(key), 김현철(key), 임인건(key), 진형주(key), 배수연(d), 김종현(d), 유영수(d), 김영석(prog), 임정희(oboe)

 들국화 데뷔 앨범의 한 켠을 차지했던 <오후만 있던 일요일>과 우리노래 전시회의 <너무 아쉬워 하지마>는 당시의 상식을 벗어난 구성의 곡이었다. 굳이 클라이막스를 강조하지 않는, 그 흔하던 '뽕' 멜로디를 거세한 어떤날의 곡은 다분히 조동진의 영향력 아래 있는 가사 쓰기(국내에서 리리시즘을 이야기한다면 이들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와 함께 당시 어느 누구도 실현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의 것이었다. 소박했던 86년의 데뷔앨범 이후 3년만에 발표된 이 앨범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도입하여 보다 세련된, 그러나 여전히 도심 변두리 골목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사운드의 곡들이 실려 있다. 조동익의 <초생달>, <하루>, <그런 날에는>과 이병우의 <출발>, <취중독백>, <11월 그 저녁에> 등이 동등하게 실려 있지만 이 둘의 곡은 미묘한 차이를 (정서적으로나 곡 구성으로나) 보인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조동익과 이병우는 나름의 길을 걸으며 솔로 뮤지션, 세션, 프로듀서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었던 장필순 4집과 한영애 4집은 조동익과 이병우가 가가 프로듀서를 맡은 앨범으로 이를 통해 이들의 변화를 간접적으로나마 비교하며 느낄 수 있다.(김민규)

 

 7. 유재하 <1집> 1987 / 서울음반

 세션 : 유재하(v, h, key), 조원익(b), 유영수(d), 안기승(d), 김애란(flute), 임정희(oboe), 이광훈(clarinet), 이지원(horn)

 앨범 발표 직후 사고를 당해 단 한 장의 앨범이자 유고작이 된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는 우리에게 아까운 천재 뮤지션을 잃었다는 깊은 아쉬움을 남긴 앨범이다. 그는 천상에 있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지금까지도 후배 뮤지션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유재하 추모 앨범에 참여한 명단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만 지금의 '발라드' 진영의 발군의 주자들 모두는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유재하가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을 거친 후(조용필 7집 당시 조용필과 흡사한 목소리로 백보컬을 넣던 이가 바로 유재하였다) 원맨 밴드나 다름없는 세션으로 발표한 이 앨범은 클래시컬한 구성의 곡이 제공하는 매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가리워진 길>,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과 같은 곡에서 보인 차분하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맑은 정서가 준 신선함이 준 충격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베이스 라인과 피아노가 묘하게 엇갈리던 <우울한 편지>가 던져 준 감동을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유재하의 곡으로는 <그대와 영원히> (이문세 3집, 문관철 1집), <비애> (한영애 2집)가 있다.)(김민규)

 

 8. 봄여름가을겨울 <1집> 1988 / 서라벌레코드

 김종진(g, v), 전태관(d). 세션 : 송홍섭(b), 한충완(key), 황수권(key)

 봄·여름·가을·겨울의 등장은 우리 음악의 범위를 넓힌 쾌거이다. 이들은 연주 음악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기교 없이 정직하게 기본을 지키는 연주가 오히려 더 어렵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진리를 깨우쳐 주었으며, 보컬이 반드시 귀에 쏙 들어오는 목소리가 아니라도 좋은 멜로디와 진실한 가사만으로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 증명해 내었다. 그들이 지금 처한 음악적인 정체(停滯)의 위기는 초기의 이 소박하고 욕심 없는 자세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알루미늄 케이스와 동영상 CD로 포장한 6집의 호화 재킷보다 첫 앨범의 이 소박한 재킷이 더 정감이 가고, 이현도나 김세황, 이주노, 김현철, 이소라 등이 참여한 6집 보다 오직 이 둘이 만들어 낸 1집의 곡들이 더 많이 애창되는 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당연한 것이다. 모든 스타 음악인들에게는 처음 시작할 때의 기분으로 돌아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라는 노래는 그들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것임을 그들은 알까?(신승렬)

 

 9. 이상은 <공무도하가> 1995 / 폴리그램

 세션 : 하지무 다케다(key, acd), 치하루 미쿠주키(b), 이지 시마무라(d), 히로푸미 도쿠타케(g), 이쿠오 가케하시(pcc)

 이상은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독특한 음악세계를 지닌 여성 아티스트이다. 예전의 '가수'였던 그녀의 자격에 비해, 현재는 '음악 감독'으로서의 자격이 훨씬 더 두드러진다. 그러한 그녀의 변신은 5집 언젠가는에서부터 본격화되었으며 결국 이 앨범에서 꽃을 피웠다. 한국 대중음악 사상 유레없는 실험성을 간직했으며, 또한 토속적인 동시에 유려한 가사들과 이제는 '자신만의 것'이 되어버린 듯 한 독특한 멜로디라인이 매우 훌륭한 앨범이다. 특히 <새>에서의 사운드 운용은 이것이 이상은을 '스타일리스트'로 규정할 수 있는 부분일 뿐 아니라 그것을 멀찍이 뛰어넘어 '대단한 음악 감독'으로도 규정할 수 있게 한다. 그래도 누군가 이상은의 '전력'에 대해 물고 늘어진다면 나는 그들에게 피치카토 파이브의 노미야 마키도 어린 시절 머리에 꽃 핀을 꽂고 아무 생각 없는 댄스뮤직을 부르던 TV용 아이돌 스타의 일원이였으며, 여전사 커트니 러브조차알렉스 콕스 감독역 기억에 따르면 '스타가 되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는 드럭정키'였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조원희) 

 

 10. 한대수 <멀고먼-길> 1974 / 신세계레코드

 세션 : 한 대수(b, kazoo, har), 정성조(key, flute), 임용환(g), 조경수(b), 권용남(d), 최동휘(cello)

 김민기가 한국 모던 포크의 신화라면 한대수는 개척자였다. 1968년 귀국하여 국내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후 6년만에 내놓는 이 음반에는 그의 초기 대표곡들이 실려있다. <물 좀 주소!>에서 "물 좀 주소 / 물은 사랑이요",  <바람과 나>에서 "아! 자유의 바람 / 저 언덕 위로 물결같이 춤추는 임",  <행복의 나라>에서 "창문을 열어라 / 춤추는 산들바람을 한 번 더 느껴 보자"를 외쳤던 그는 자유와 이상을 꿈꾸는 몽상가였다.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밥 딜런 정도의 위상을 획득하였을지도 모르지만 이 땅에서 그는 날개 꺾인 한 마리 날짐승이었다. 무한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당시 단연 빛나는 존재였지만 그는 활동의 제한을 받는 뮤지션이었고, 어처구니없게도 이 데뷔 음반은 금지 음반이 되었다. 정성조 쿼텟이 세션으로 참여하여 <바람과 나 > 같은 곡에서는 당시 흔히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의 세션을 들려주고 있고, 나중에 해금되어 정식으로 재발매된 음반에는 <하루 아침>의 오리지널 버전이 실려있다.(박준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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