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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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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음반

LP 포럼 시리즈

 

 71. 카리스마 <1집> 1988 / 서라벌레코드

 이근형(g), 김종서(v), 김영진(b), 김민기(d), 세션 : 박현준(b)

 83년 무당은 자신들의 2집에 담긴 (그 길을 따라 )에서 헤비메탈의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리고 86년 시나위는 최초의 헤비메탈 히트 싱글이기도한 (크게 라디오를 켜고)가 담긴 헤비메탈 음반을 만들었다. 이후 국내에서는 비록 언그라운드에서나마 헤비메탈 붐이 일어났다. 카리스마의 본 작은 시나위 데뷔부터 붐이 불기 시작한 국내 헤비메탈 움직임에서 마땅히 시기적으로 나왔어야 할만한 완성도 있는 메탈 음반이다. 여기서는 당시 절정에 달했던 이근형의 연주를 들을 수 있고, 이는 시나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김종서, 김민기, 김영진이 드디어 카리스마 참가시에는 역량있는 뮤지션들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90년대 변신을 한 김종서도 이근형과 공동 작사/작곡 작업을 한 이 음반에서는 자신의 음악 작업 경력 중 최고의 역량을 드러내고, <Run away>, <저 산 너머>에서의 이근형의 기타 연주는 필(feel)면에서 당대 최고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80년대 헤비메틀 역사에서의 수퍼 세션 밴드이고, 90년대 미스터리와는 달리 명성만큼의 완성도를 음반에 담아 냈다.(박준흠)

 

 72. 한대수 <무한대> 1989 / 신세계음향

 세션 : 손무현(g), 이병우(g), 김영진(b), 송홍섭(b), 김민기(d), 배수연(d), 송태호(key), 김효국(key), 황수권(key), 류복성(pcc)

 황천길을 허위적허위적 올라가는 사람이 남겨놓은 듯한 고무신이 걸린 철조망의 사진은 한 대수라는 냉소와 허무의식에 사로잡힌 듯한 한 가수의 초상이 도기에 충분하다. 70년대 한국 모던 포크의 역사에서 특유한 냉소와 표현의 모호성으로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었던 한 대수의 자화상은 이렇듯 타인에게 이해 받기를 원하지 않으며 또한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도 않는다.
타고난 니힐리니스트이며 동시에 상징주의자인 것이다. 무한대에서 한 대수는 언어추상화적 극치를 보여준다. 사실 우리가요에서 이만큼 자의적인 가사 쓰기가 시도되기는 힘들고 또한 그러한 시도들도 많지 않았다. 흔히 거론되는 화려한 세션과 함께 한 록적인 시도 등과 함께 이러한 추상화된 가사의 미학이 80년대를 마감하는 해에 나온 무한대가 마땅히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황정)

 

 73. 안치환 <4집> 1995 / 킹레코드

 세션 : 안치환(v,g,har), 조동익(b), 김현규(b), 함춘호(g), 손진태(g), 김영석(d), 배수연(d), 박용준(key), 김효국(key), 이정식(sax), 박영용(pcc)

 갑자기 바뀌어버린 시대는 누구에게나 혼란스러웠다. 안치환에겐는 더욱 그러했다. (광야에서)의 비장미는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 통하지 않는 시대. 그는 대중적인 서정성과 이제까지 그의 음악의 기반인 건강한 비판의식을 접목하기 위해 애써 보았지만 형식이 바뀌지 않은 채 내용만을 바꾼 어색함은 2집까지 계속된다. 수없는 대중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새로운 형식, '록'이 자신이 바라는 대중성과 비판의식의 교점이라는 것을 마침내 읽어낸다. 그리하여 3집의 모색기를 거쳐 마침내 피어난 4집의 '록'은 이 음반을 그의 최고작이자 90년대 우리 대중음악의 소중한 성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 이 음반을 <내가 만일>로만 기억하고 있는 안치환의 팬, 음반이 아닌 그의 생짜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안치환의 팬은 그를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관객과 같이 부르는 <당당하게>의 거친 목소리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그 수많은 민중 음악인들이 흔적도 없이 스러져간 90년대에 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힘이다.(신승렬) 

 

 74. 김현식 <5집> 1990 / 서라벌레코드

 세션 : 송홍섭(b), 배수연(d), 박청귀(g), 함춘호(g), 황수권(key), 최태완(key)

 당시 김현식의 고통스러운 내면이 담긴 어두운 곡들로 점철된 이 앨범은 그의 음악 여정의 완성적인 성격을 갖는다.80년 (봄.여름.가을.겨울)이 담긴 데뷔 음반을 발표한 이래 이전4집까지는 각기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였다. 1집에서의 휭키한 <봄.여름.가을,겨울>과 포크적인 <당신의 모습>,2집에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와 슬로우 록 <어둠 그 별빛>,3집 퓨전재즈의 <쓸쓸한 오후>와 세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비오는 어느 저녁>, 4집<언제나 그대 내 곁에>는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그의 음악세계를 보여준 단면이었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는 '새로운 스타일'이나 '음악적인 발전'이니 하는 잣대가 어울리지 않고, 또한 그런 얘기를 거론할 수 있는 성질의 음반도 아니다. <향기 없는 꽃>, <넋두리> 단 두 곡만 들어도 느낄 수 있는 그가 짊어진 삶의 무게는 무섭도록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여겨지고, 이는 단지 노래를 만들기 위하여 만든 가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 거리 그 벤치>, <거울이 되어> 등 최상의 트랙들이 실려있고, 박청귀의 세션작들 중에서도 88년 한영애의 <바라본다>와 함께 가장 빛나는 작품이다. (박준흠)

 

 75. 11월 <1집> 1990 / 서울음반

 김효국(key), 장재환(g), 조준형(g), 김영태(b), 박기형(d)

 11월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하늘바다가 언급되어야 한다.  89년(마네킹의 하루), <거울 속의 얼굴> 등이 실린 데뷔 앨범을 발표했던 하늘바다는 70년대 클래시 록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시도했던 이들이다. 하늘바다의 이른 좌초는 보다 명확한 자신의 색을 드러내었으면 하는 여운을 남겼다. 이듬해 이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했던 하몬드 오르간의 김효국과 믿음, 소망, 사랑의 조준형,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의 박기형 등이 장재환, 김영태와 함께 결성한 11월은 하늘바다 보다 파퓰러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메인 보컬 없이 자신의 만든 곡의 보컬을 스스로 맡은 이 앨범에는 하늘바다 1집에 실렸던 <거울 속의 얼굴>, <머물고 싶은 순가>이 다시 실렸고, 방송을 탄 <착각> 외에 리드미컬한 곡의 전개를 보이는 <내게 마지막으로 남은 것>과 연주곡 <11월의 테마>가 수록되었다. (김민규)

 

 76. 정태춘 <아!대한민국> 1993 / 삶의문화 / 한국음반

 세션 : 정태춘과 노래꾼들

 91년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정태춘은 불법음반을 냈다. 90년대 정태춘이라는 가수를 대중들에게 가장 드러나게 했던 공연 윤리 심의 위원회와 한가수의 공식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본작 아!대한민국이 바로 그 시발점이다. 이 앨범에는 그를 그렇게 붙잡고 늘어지던 심의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 직설적인 가사들과 우리 전통 악기들을 사용하여 뽑아낸 그의 의지를 뒷받침하는 강한 소리들이 이전까지의 시도와는 다른 차원에서 완전히 그 자세를 확립하고 있다. <일어나라 열사여>, <황톳길> 등 외에도 <그대 행복한가>와 <우리들 세상>을 통한 질문과 대답을 주고 있으며 이전까지 우리 고유의 음악을 옭아매고 있던 恨의 정서에서 탈피하여 자신의 분노와 저항을 실은 새로운 국악의 소리들을 만들어냈다. 공윤에 대항하는 표현의 자유를 드러낸 본작으로 정태춘은 이전의 저항적인 혹은 서정적인 포크 가수에서 새로운 위치를 가지게 된다.(한유선)

 

 77. 전인권 <1집> 1988 / 서라벌레코드

 파랑새 : 전인권(g,v), 김효국(key), 오승은(b), 박기형(d), 세션 : 허성욱(key), 최구희(g)

 85년 들국화 데뷔 음반은 80년대 말 국내 대중음악의 르네상스 시기를 연 기념비 적인 음반이었고, 들국화는 당시 모든 사람들이 나오기를 꿈꿨던 그룹이었다. 우리말로 된 록 음반으로서 국지적인 느낌에서 탈피한 이 음반은 따로 또 같이 이후에 80년대 초반부터 일부 젊은 뮤지션들이 자신들 음악적 정체성 확보의 일환으로 행했던 '독자적으로 음악하기'의 저변이 확보되었음을 알리는 상징물이었다. 이 들국화의 보컬리스트로서 카리스마적인 보컬을 선보인 전인권은 사실은 들국화 당시보다 자신의 솔로 음반에서 진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준 뮤지션이었다. 들국화 당시는 한 명의 멤버로서 조화에 충실했지만 87년 전인권, 허성욱 추억 들국화 앨범과 본 음반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감성은 사실 들국화 당시로서는 예측할 수 없었던 점이었다. "가을비 소리 없이 내리네/ 거리마다 은행잎이 노랗게 / 약속은 자꾸만 맴돌고/ 비에 젖어 자연스레 진해진 / 걱정없는 저 자주빛이 부러워"(<가을비>)와 같은 노래에서 보여준 곡 만들기 역량은 당대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반열에 충분히 올릴 수 정도였다. 자신의 밴드인 파랑새와 같이한 이 음반에는 <가을비>, <아직도->라는 명곡이 있고, 게스트 기타리스트 최구희의 명연도 빛난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헛사랑(맴도는 얼굴)>도 실렸다.(박준흠)

 

 78. 시나위 <4집> 1990 / 오아시스

 신대철(g), 김종서(v), 서태지(b), 오경환(d)

 이제 와서 80년대 말의 국내 메탈 씬을 생각하면 참으로 대단했다는 생각과 함께 음악계는 10년 싸이클이라는 말이 얼핏 맞는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헤비메탈의 춘추 전국시대 였던 당시 시나위는 김종서,강기영(달파란),서태지,임재범,김민기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이들을 배출해낸 밴드로 아마 국내 록 트리를 그린다면 가장 많은 잔가지를 뻗는 밴드가 될 것임은 믿어 의심할 바 없다. 이태원, 파고다 연극관, 록 월드 등에서 공연을 하며 클럽도 거의 없고 인디 레이블도 없던 시절 국내 헤비메틀 음반의 포문을 열고 86년 이후 꾸준한 활동을 해온 신대철은 은근과 끈기의 기타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대철, 김종서, 오경환, 당시 나이를 속였던 서태지의 라인업으로 녹음된 90년의 본 작은 다시 메틀 음악보다 깔끔, 세련, 매끄러움을 가졌고 <겨울비> 덕에 방송도 좀 탈 수 있었다. <Farewell to love>, <황무지> 등이 수록, 사실 음악보다도 시나위의 불사정신을 존경해 마지 않는 바이다. 이 앨범 뒤로 시나위는 잠시 해체했지만.....(한유선)

 

 79. 김광석 <2집> 1991 / 문화레코드

 세션 : 김광석(v,har), 조동익(b), 함춘호(g), 손진태(g), 김종현(d), 김효국(key), 김형석(key)

 <기다려줘>의 히트로 홀로 서기에 성공한 2년 후 발표한 이 앨범에도 역시 동물원이란 꼬리표가 뒷 표지, 재킷 등에 남아있다는 사실은 그가 이후 자신의 빛나는 음악활동을 스스로 끝장내고 황망히 떠나버린 이제 와 보면 새삼스럽기 까지 하다. 김광석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그리고 노래방 애창곡 목록 속에서 대체할 수 없는 위치를 장악하도록 도왔던 전형적인 발라드(사랑했지만)은 한국 대중가요계에 그리도 흔한 슬픈 사랑 노래의 한 절정을  보여준다. 그 곡 하나로는 어쩌면 기막히게 노래 잘하는 발라드 가수 탄생 이상의 의미는 찾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바로 뒤를 잇는 문대현의 <꽃>에서 엄숙하게 불러가는 그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비장한 서정미는 대학연합노래패 '메아리'로 시작한 이력을 실감케 하고, 잔잔하고 덜 극적인 진행을 보이는 <사랑이라는 이유로>는 <사랑했지만>의 애절함과는 또 다른 애수 섞인 차분한 아름다움을 보이며, 이장수의 가사에 스스로 곡을 붙인 <슬픈 노래>는 일상 속에서 노래의 의미를 찾는 그의 여정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조성희) 

 

 80. 어어부프로젝트밴드 <손익분기점> 1997 / 동아기획

 어어부(v,har), 장영규(v,b), 원일(북,장고,쾡과리), 세션 : 정우찬(g), 강기영(g), 이철희(pcc), 이상은(v), 김형태(톱)

 어어부에서 이제는 저자로 이름을 바꾼 백현진이 이끄는 밴드의 노래를 듣고 혹자는 대번에 혀를 찬다. 이것도 노래라고 하는 거냐고. 그러나 탐 웨이츠를 좋아하던 본인은 이 음반을 듣고 한번에 반해 버렸다. 96년 발표된 이 앨범은 연주와 보컬 모든 부분에서 그 해 최고의 충격 앨범이었다. 그 충격을 감지한 사람은 비록 몇 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나쁜 영화에 삽입됐던 <아름다운 세상에 - 어느 가족 줄거리>는 분명 영화보다 훌륭했다. 4곡수 수록된 미니 앨범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약간 산만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는 없지만 다행히도 앨범에서의 새로운 시도들이 단지 즉흥적인 발상이라던가 치기 어린 일회적인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느낌은 없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이미지 만들기에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일의 영향이겠지만 국악적인 요소들도 겉돌지 않게 소화가 되고 있고 실험적인 사운드들이 어느 정도 정제되어 음악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양손을 들어주고 싶다. 과연 어어부 PS가 이 음반으로 손익 분기점을 넘겼을 지는 문제삼고 싶지 않다 얼마 전 또 다른 충격을 담은 2집을 냈으니 말이다. SBS와 PBS에서 18곡 모두 염세와 허무를 이유로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지만.... (한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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